김동연 경기도지사⋯호남서 '노무현의 기적' 다시 쓰나…주목

  • 등록 2025.02.14 15:22:29
크게보기

 

경기뉴스광장 최옥분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14일 일정으로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지자체 간 교류나 광주경영자총협회 특강을 넘어 대선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김 지사의 향후 정치적 행보와 맞물려 주목도가 높다.

 

특히, 그는 무등산 '노무현의 길'을 걷고,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광주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동시에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민주당의 이재명, 민주당의 김동연"이라며 '더 큰 민주당', '통합의 정치'를 역설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에서 자신만의 정체성과 비전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김 지사의 발언 곳곳에서 드러나는 핵심 메시지는 '노무현 정신' 재조명과 민주당의 확장성, 그리고 정권 교체 가능성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노풍(盧風)'으로 불리는 정치적 돌풍을 일으키며 대중적 지지를 확장했고, '광주=민주화'라는 정치적 상징 지형에서 통합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김 지사가 무등산 '노무현의 길'을 방문하고,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통합 정치와 신뢰정치를 되살려야 한다"고 한 것은 민주당 지지층에 대한 일종의 구애이자 자신이 노무현 정신의 후예로서 '새로운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김 지사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제2의 노무현 기적이 필요하다. 신뢰할 수 있고 실천력을 가진 지도자가 국민의 지지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을 '실무와 개혁'을 동시에 아우르는 리더로 각인시키면서, 민주당이 호남 민심을 비롯해 전국적 지지층을 다시금 통합해낼 수 있다는 '큰 그림'을 제시하는 대목이다.

 

광주는 오랜 민주화 운동의 성지이자,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이다. 민주당 내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려면 호남에서의 존재감은 필수적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번 광주 일정을 통해 5·18정신 계승, 상생 협력, 노무현 정신 고취 등을 구체적으로 실천했다.

 

 

5·18민주묘지 참배는 광주시를 찾는 야권 유력 정치인에게 사실상 '통과 의례'지만, 김 지사는 방명록에 '제7공화국'과 '내란 음모 방지' 같은 개헌 의제를 언급하며 한층 정치적 메시지를 끌어올렸다. 이는 향후 헌법개정과 국가 체제 개편을 주요 아젠다로 삼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후 광주 동구 무등산 일대를 걸으며, 노 전 대통령이 지향했던 '대의를 좇는 정치'를 재차 언급했다. 김 지사는 이 길을 거닐며 "이기는 민주당, 제대로 나라를 세우는 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광주 시민들과 함께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다시 소환해낸 것이다.

 

이처럼 김 지사가 노 전 대통령의 상징적 유산을 적극 재소환한 것은, 호남 민심과 민주당 전통 지지층에게 자신이야말로 '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은 적임자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의 이재명, 민주당의 김동연, 민주당의 김경수, 민주당의 김부겸 등이 함께해야 '더 큰 민주당'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 지도부 중심의 당 운영에 쏠린 부담을 완화하고, 중도·합리적 개혁 세력을 폭넓게 포용하는 통합 노선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메시지는 민주당 내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동시에, 김동연 자신이 계파를 초월한 '통합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음을 주장하는 대목이다.

 

또한,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민주당 간판만으론 정권 교체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정권 교체만으로는 안 된다. 시민들의 '빛의 혁명'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2016~17년 촛불집회나 이번 계엄 음모 사태에서 보여 준 시민 참여를 재평가하며 새로운 정치 동력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광주 방문의 또 다른 의미는 지자체 간 상생 협력을 통한 '민생 정책 리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강기정 광주시장과 인공지능(AI) 협력, 청년 교류, 후쿠시마 오염수 공동 대응 등의 8개 과제를 협약한 데 이어, 이번 회동으로 실무진척 상황을 점검했다.

 

또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과의 면담, 광주경영자총협회 특강 등도 일정에 포함해 '경제·민생·안전'으로 이어지는 행보에 무게를 뒀다. 이는 광주라는 상징 도시에서 경제·민생 이슈까지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통합과 성장이라는 기치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민주 묘지 참배 후 언론과의 대화에서 "87체제가 수명을 다했다"며 "이제는 제7공화국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제한 명문화, 경제적 약자 보호를 강화하는 경제개헌,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함하는 개헌론을 펼친 것이다.

 

이는 현 정국을 대치와 혼란 상태로 진단하고, 새로운 체제 전환을 통해 국가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는 구상으로, 차기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구체적 개혁안을 적극 알리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여기에 '노무현의 기적'을 재언급하며 본인을 ‘신뢰하고 실천력을 갖춘 지도자’로 부각하는 한편, ‘통합의 리더십’을 통해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명확히 밝혔다.

 

김 지사의 이번 광주 방문은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그의 정치적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노무현 정신을 계승해 '새로운 정치' '정권 교체'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광주정신과 노무현 정신은 민주당 안팎에서 상징성이 크고, 대선주자에게 있어 호남 민심 확보는 필수 전략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김 지사가 개헌론, 제7공화국, 더 큰 민주당 등 굵직한 메시지를 적극 발신한 것은, 그의 대권 주자로서 확장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광주에서부터 '노무현의 기적'을 다시 되살려, 권력 교체 이상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체적 목표가 녹아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광주행(行)은 대권 행보를 앞둔 김동연이 민주당 내 통합과 포용 리더십을 과시하고, 문재인-이재명 계파를 넘어선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하려는 시도라 해석할 수 있다. '노무현의 길'을 걸은 것이 상징하듯, '새로운 길'을 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옥분 기자 ggplaza1130@naver.com
Copyright @경기뉴스광장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역골로 23-8, 102호 메일 : ggplaza1130@naver.com 등록번호: |아53596 | 등록일 : 2023-04-14 | 발행인 : 강성규 | 편집인 : 강성규 | 전화번호 : 010-5415-1120, fax 050-4341-1120 Copyright @경기뉴스광장 Corp. All rights reserved.